하오부동산

북중 접경도시 단둥(丹东)의 올 4월 부동산 가격이 베이징∙상하이 등 1선 도시를 제치고 전월 대비 2% 상승하는 사상 초유의 현상이 벌어졌다. 중국 부동산 투기꾼들에게 핫플레이스로 꼽히는 싼야(三亚), 하이커우(海口)의 집값 상승률도 크게 웃돌았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16일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지난 4월 단둥의 신규주택 가격이 전월 대비 2% 상승하면서 70개 도시 중 가장 큰 상승률을 보였다. 베이징(0.2%), 상하이(-0.1%), 톈진(0.1%) 등 대도시의 지난달 신규주택의 전월비 가격 상승률은 당국의 강력한 부동산 정책으로 안정세를 보인 반면, 최근 자유무역항으로 지정된 하이커우(1.9%)와 관광도시 싼야(1.9%)는 고공 행진했다.

이중에서도 눈길을 끄는 곳은 바로 단둥이다. 면적 1만5200㎢, 인구 239만명으로 소규모의 공업도시에 불과한 이 도시가 올 4월 들어 매력적인 부동산 투자처로 변모했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베이징∙상하이의 수많은 투기꾼들이 단둥으로 속속 몰려들면서 집값이 매일 신기록을 경신하고 있다고 전했다.

국내외 언론들은 단둥 집값 상승의 원인이 최근 급격한 진전을 이룬 남북관계 때문이라고 입을 모았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지난 3월 25~28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방중을 기점으로 단둥 부동산 가격이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으며 4월 27일 남북 정상회담 이후 더욱 탄력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홍콩명보도 "지난달 20일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3처 전체회의가 모든 역량을 경제 건설에 집중시키겠다고 선포한 다음부터 단둥의 집값이 빠르게 치솟았다"고 전했다.

이에 불안을 느낀 시 정부는 지난 14일 ‘단둥시 부동산시장의 안정과 건전한 발전 촉진 의견’을 발표하고 단둥신구의 집값 내리기에 나섰다. 이에 따르면 단둥에 호적을 두지 않은 사람이 단둥신구 내 신규 주택을 매입할 경우 2년 내 되팔 수 없다. 또한 신규 주택 매입 계약금을 집값의 50% 이상으로 규정했다. 다른 지역의 계약금이 25% 수준인 데 비하면 매우 엄격한 조치다. 아울러 올 상반기 개최하기로 한 ‘2018년 춘계 부동산교역회’ 일정을 취소하고 부동산 보조금 정책을 철회하는 방안도 내놨다.

일각에서는 단둥 집값 상승의 원인을 대외 정세의 변화보다는 중국 부동산 시장 내부에서 찾았다. 부동산 연구기관 이쥐(易居)연구원의 옌위에진(严跃进) 싱크탱크센터 연구총감은 "남북관계의 해빙 조짐이 단둥 경제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 투기 열풍이 불었다는 건 표면적인 이유”라며 "실질적으로는 투기꾼들이 최근 당국의 압박으로 1~2선 도시에서 내몰리자 집값이 비교적 저렴하면서도 정부의 간섭이 적은 도시를 물색하는 과정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