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오부동산

최근 항저우(杭州) 부동산시장에서 나타난 가격 하락세는 시장의 회복이 아닌, 더 많은 부동산 개발업체의 가격 인하로 이어졌다. 여기에 새로운 분양주택까지 속속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거래 중인 지역 대부분이 근교라는 걸 감안하면 부동산 업체들의 주택 처분 열기를 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가격 인하를 감행한다 해도 처분이 힘든 상황이다.

완커(萬科)그룹도 항저우 시장에서 부동산 가격을 내리기 시작했다. 완커그룹은 공급 주택을 유형별로 ‘스타일형(時尙版)’, ‘기본형(標準版)’, ‘럭셔리형(豪華版)’으로 나누었다. 완커그룹이 첸탕푸(錢塘府) 프로젝트에서 판매한 2동 건물 중 89㎡의 소형 주택은 52채였는데 이전에 판매 건보다 40만~50만 위안의 가격 우대를 해주었다고 한다. 한편, 완커그룹의 한 관계자는 이번 프로젝트의 가격 조정에 대해 “등락이 모두 있었다.”라며 인하만 한 것만은 아니라고 말했다. 완커그룹은 작년부터 지금까지 한 번도 가격 인하 대열에 참여한 적이 없다. 업계에서 항상 방향키 역할을 했기 때문에 신중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런 완커그룹의 주택 가격 인하는 벼랑 끝에 몰린 항저우 부동산 개발업체들의 실정을 보여주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사실 이전에도 많은 대형 개발 업체들이 가격을 내리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아슬아슬한 모습을 보이곤 했다.

항저우 거우좡(勾庄) 구역의 가격 인하 추세가 가장 두드러졌다. 비정상적인 루트를 이용하는 일부 업체도 있었다. 한 개발업체는 “분양을 시작하려는데 전날 다른 업체가 선수를 쳤다.”라며 이렇게 치열한 경쟁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어떤 업체는 부동산 시장에서 적나라한 육탄전이 벌어지고 있다며 차라리 분양을 미루겠다고 전했다.

가격 하락의 배후에는 ‘재고’가 자리 잡고 있다. 통계에 따르면 2014년 1분기의 항저우 주요 지역의 상품방1) 거래수는 작년의 반절도 안 되는 5,276채로 최근 3년간 최저치를 기록했다. 2013년, 항저우의 한 해 토지양도 총 수익은 전년도의 두 배 이상인 1,326억 9천만 위안으로 4년간 최고기록을 세웠다. 2009년의 항저우 토지양도금은 1,054억 위안으로 전국 1위, 2010년은 738억 위안으로 전국 6위를 기록했다. 이러한 수치를 볼 때, 앞으로 항저우의 주택 공급량이 증가할 것임을 예측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