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이징이나 상하이, 선전 같은 중국 1선 도시의 부동산 거품론이 확산되는 가운데 시중 은행들이 1선 도시의 부동산 기업 대출을 엄격히 규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저금리 기조에도 불구, 개인들의 부동산 담보대출 이자율도 사실상 끌어 올려 더이상 과열 대출을 막겠다는 포석도 엿보인다. 그만큼 1선 도시 부동산 거품 리스크를 우려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2일 중국 펑파이와 화하시보에 따르면 일부 상업은행들이 부동산 개발상(개발업체)을 상대로 한 대출에 더욱 신중을 기하고 있다. 은행들은 지난해 3분기이후 중국의 20개 대형 부동산 개발상을 상대로 토지 가격의 60% 이상을 대출해줘서는 안된다고 가이드라인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개발상에게는 대출 마지노선을 토지 가격의 50% 이하로 잡았다. 은행들은 이와 함께 가격이 크게 오른 토지의 개발 자금을 대출해주거나, 부동산 기업이 다른 기업과 합병해 제3자 명의로 대출받는 것도 엄격히 심사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中 은행, 부동산 개발상 대출에 엄격한 잣대 적용 중국의 부동산 개발상 대출은 크게 토지 구입 자금과 개발 자금으로 나뉜다. 이전까지 대부분의 개발상들은 큰 돈 들이지 않고 은행으로부터 쉽게 자금을 빌려 앞다퉈 개발을 벌여왔다. 은행 대출이 여의치 않으면 부동산 담보신탁이나 사모펀드, 재대출 등의 방법으로 자금을 끌어 모으기도 했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부동산 개발상들이 토지 구입비용의 10~15%만 있으면 나머지는 대출을 받아 무리하게 사업에 나선다는 지적이 높았다. 일부 개발상들은 재대출로 마련한 자금을 실제 개발이 아닌 대출금 상환이나 토지 구입에 사용하는 불법도 일삼았다. 중국에서는 재대출을 받아 기업 유동자금으로 쓰는 것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개발상들의 대출이 눈덩이처럼 불어나자 은행들이 리스크가 작지 않다고 판단해 대출 규제에 나선 것이다. 특히 최근까지 경매 방식의 토지 거래에서 부동산 개발상끼리 경쟁이 불 붙으며 사상 최고 낙찰가가 잇따르는 등 개발상들의 과열은 심각한 모습이다. 지난 6월 선전시 광밍신구의 토지 경매에서 한 개발상이 141억위안(2조5000억원)에 토지를 낙찰받으며 ‘디왕’(최고 입찰가로 토지를 확보한 개발상)이라는 유행어까지 번졌다.
그러나 이 같은 과열 입찰은 곧바로 분양가 상승으로 이어졌고, 인근 주택 가격까지 부추기는 등 부작용이 만만치 않다. 일부에서는 중국 금융 당국이 부동산 리스크 관리차원에서 대출 규제를 주문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개인 담보대출도 사실상 금리 올려, 거품 리스크에 촉각 개인 부동산 담보대출에도 규제의 손이 뻗치고 있다. 1선 도시 중 집값이 가장 크게 오른 선전시에서는 이미 시중 은행들이 개인을 상대로 한 부동산 담보대출 이자 할인폭을 크게 낮췄다. 선전은행의 경우 이전까지 우량 고객에게 평균 이자율에서 15% 넘게 할인을 해줬지만 최근 이자 할인폭은 10%를 넘지 못한다. 이는 4.2% 수준이었던 담보대출 이자율을 4.5%대로 높이는 효과가 있다. 너도 나도 대출을 받아 투자용 주택 구입에 나서자 대출금리를 올려버린 셈이다.
실제 중국 개인들의 부동산 대출 금액은 올 상반기 기준 16조5500억위안으로 지난해 같은기간대비 30.9%나 늘었다. 선전시만 해도 올 상반기 평균 집값이 전년대비 86% 치솟으며 부동산 담보대출이 단기 폭증했다.
문제는 지난해 주식 거품이 꺼진 것처럼 부동산 가격까지 단기에 무너진다면 은행권의 부실대출 파장이 엄청난 문제로 불거질 수 있다는 점이다. 이날 중국 인민은행 안치레이 고급경제사는 한 기고를 통해 “국제통화기금이 50건의 금융위기 사례를 점검한 결과 이중 3분의 2가 부동산 가격의 급등락과 연관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의 부동산 시장 거품은 이미 심각한 상황으로 공급이 수요보다 더 많다”며 “이런 지역의 부실대출 문제도 심각한데 은행의 이 같은 담보대출 리스크를 얕봐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는 1~2선 도시에서는 부동산 과열을 막기 위한 규제 정책을 펴는 한편, 3~4선 도시에서는 부동산 재고 해소를 위해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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